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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자전거

[자전거] 경기도 의왕시까지 왕복 80km

by Jason95 2021. 1. 22.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 때 갔다 왔다.

안 그래도 나는 무릎이 안 좋은 편이라, 무리해서 멀리까지 가면 안 되는데, 그땐 처음으로 멀리까지 가는 거라서 내 역량을 몰랐다.

40km 지점까지는 무릎이 안 아팠는데, 즉 의왕시에 도착할 때까지는 안 아팠는데, 

돌아오는 순간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60km 지점에 이르자 통증이 매우 뚜렷해져서, 계속 이렇게 무릎을 무리해서 가는 게 옳은가 망설여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택시를 탈 수도 없고 대중교통을 탈 수도 없었다. 내 힘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80km 지점, 즉 우리 집까지 마침내 도착을 했고, 훈련소 때 겪었던 무릎 통증과 흡사할 정도의 통증이었지만

다행히 1, 2주 뒤에 통증은 사라졌다.

 

앞으로는 40km 이상은 내 역량으로는 가서는 안 될 거리라는 걸 알았다.

마치 고등학생이 성인이 되어 첫 술을 마실 때 자신의 주량을 깨닫는 것과 같다랄까?

 

(이 날로부터 몇 개월이 지나고 라이딩을 많이 타고 나서부터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안장의 높이를 높였는데

그랬더니 무릎에 무리가 덜 가서, 이젠 60km까지는 무릎에 큰 무리 없이 다닐 수 있었다.

물론 꾸준히 계속 타다 보니 근육이 적응이 돼서 더 멀리 다닐 수 있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이 날 겪은 재밌는 일은 바로 파리 떼이다.

한참 여름에는 강 줄기에 파리 떼가 많다는 걸 처음 알았다.

군대에서도 파리가 자꾸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는 일이 잦았는데

그땐 몇 마리 안 되는 파리가 끝까지 집요하게 쫓아오는 느낌이었다면

이 날은 곳곳에 가만히 있는 파리 떼들을 내가 손수 부딪혀서 통과해가는 느낌이었다.

큰 줄기인 한강에는 파리가 없었지만, 작은 줄기인 안양천으로 빠지고 나서

편도 20km 지점부터는 파리를 자꾸만 부딪히게 되었다.

 

나는 그때 당시 자전거 초보였기 때문에, 마스크나 목토시도 없었고, 심지어 선글라스와 벌레 차단 역할을 하는 눈 보호막도 없었다.

그래서 벌레를 입으로 먹기도 하고 눈에 들어가기도 하고 코에도 들어갈까봐 염려했다.

귀에도 윙윙 거렸지만, 젊음의 패기랄까 아무 것도 몰라서 겁이 없었던 거랄까, 조금만 참으면 사라질 거라 믿고

이왕 마음 먹은 목표 지점인 의왕시 백운호수까지는 참고 끝까지 달렸다.

얼굴에 벌레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 고개를 아래로 숙인 상태로 말이다.

(파리는 사라지지 않고 거의 20km 구간 내내 있었던 것 같다.)

 

암튼 이번 경험을 통해서 왜 아저씨들이 자전거를 탈 때 촌스러운 목토시와 선글라스를 쓰시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피부가 굉장히 쉽게 타서 건강에 해롭기도 하고, 또한 벌레나 이물질도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한강, 안양천, 학의천을 지나 마침내 백운호수에 도착했다.

정작 도착해보니 백운호수는 그냥저냥 생겼고, 주변에도 별 게 없었다.

카페 하나랑 음식주점 몇 개가 있었는데, 그 주점들은 비닐하우스로 덮여있었다.

고양이 두 마리가 그 비닐하우스의 천장을 거닐면서 그 무게에 움푹 눌리는 게 평소에는 보지 못하는 소소한 광경이었다.

나는 가방에 싸온 김밥 한 줄을 삼다수와 함께 먹으면서 멍 때리듯 고양이들을 지켜보았다.

 

이 사진을 기준으로 호수 왼쪽 편에 있는 벤치에 앉아 호수를 감상을 했고

호수 오른쪽에 있는 뒷산이 꽤나 울창하게 느껴졌다.

 

사진 출처 : http://www.travelplus.kr/xe/dugod6_1/417

이 사진은 뭔가 물이 깨끗해보이지만, 실제로는 물이 누런 색이었다.

마치 수질이 건대의 일감호 같았다.

 

사진 출처 : https://ggtour.or.kr/story/travel.php?tmenu=&smenu=&stitle=&tsort=2&msort=8&board_code=5&board=5&s_category_name=&key=&no=62192&mode=newdetail&page=1&s_tag=+%EB%B0%B1%EC%9A%B4%ED%98%B8%EC%88%98&s_admin_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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